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당원의 뜻이 먼저가 되어야 합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당대표 재임 시기부터 지난 몇 년간, 더불어민주당은 ‘당원 주권’의 확대를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습니다. 당의 주인이 당원임을 선언하고, 평당원의 목소리가 실제 당의 결정에 반영되는 구조를 만들어온 것이 지금 우리 민주당의 자부심이자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최근 논의되고 있는 조국혁신당과의 합당은 그동안 우리가 걸어온 길, 그리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는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어 깊은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당을 아끼는 마음으로 다음과 같이 저의 반대 의견을 남깁니다.
첫째, 당원들과의 소통 없는 합당은 ‘당원 주권’에 어긋납니다.
합당은 당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매우 중대한 사안입니다. 이런 중요한 결정이 당원들의 충분한 토론이나 동의 과정 없이, 정청래 당대표와 일부 지도부만의 공학적인 셈법으로만 진행되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이는 우리가 그토록 바꾸고자 했던 과거의 여의도 문법, 당원불통정당으로 되돌아가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특히, 합당 논의 과정 공개가 지금껏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점은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이는 이재명 정부 들어 다방면에서 투명성을 제고하고자 국무회의를 공개하는 등의 흐름과도 배치됩니다.
둘째, 물리적 결합보다 ‘따로 또 같이’의 연대가 더 큰 힘을 냅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각자의 강점과 지지 기반이 분명히 다릅니다. 무리하게 하나로 섞기보다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사안에 따라 협력할 때 지지층의 이탈 없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성급한 통합은 자칫 양쪽 지지자 모두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현재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이 소속된 집권 여당이자, 160석이 넘는 국회 의석을 가진 명실상부한 원내 제1당입니다. 국정 운영의 무거운 책임을 진 우리 당이 주도해야 할 논의의 방향은, 동일한 사안에 대해 보다 선명하고 급진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조국혁신당의 역할과는 본질적으로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셋째, 우리가 그토록 바라던 이재명 정부의 성공은 당원들에게 달려 있습니다
정부와 당의 동력은 위에서 내려오는 지시가 아니라, 밑바닥에서부터 올라오는 당원들의 자발적인 열정에서 나옵니다. 당원의 목소리를 배제한 채 진행되는 합당 논의는 당원들의 정치적 효능감을 떨어뜨리고, 지지층의 이탈을 가속화할 위험이 큽니다.
이미 여러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는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는 굳건한 신뢰를 보내면서도, 정작 민주당이 그 뜨거운 지지를 온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는 뼈아픈 신호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지지율의 격차는 우리에게 분명한 시사점을 던져줍니다. 지금 국민과 당원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은 소모적인 통합 논쟁이 아닙니다. 민주당이 여당으로서 제 역할을 다하고, '당원 주권'이라는 약속을 실질적으로 이행하며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특히 지난 겨울 우리가 겪었던 12.3 내란의 상흔을 완전히 치유하고 책임자에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정부에 대한 국민적 지지를 결집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한 시기입니다. 지금은 불필요한 정치 공학적 논의로 에너지를 분산할 때가 아닙니다. 12.3 내란 및 윤석열 정권 당시 폐단의 엄단과 민생 회복이라는 가장 중요한 사안에 모든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더불어민주당의 권리당원으로서 정청래 지도부에 요구합니다.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당장 중단하십시오.
최소한 당원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들은 뒤에 논의를 재개하십시오.
당의 주인인 당원이 납득하는 과정 없이는 어떠한 통합도 성공을 거두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지켜온 당원 민주주의의 가치, 민주당의 민주주의가 훼손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2026년 1월 22일
연호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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