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이재명
    논평 2025. 6. 4. 23:59


    2025년 6월 4일,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가 49.42%의 득표율로 제21대 대통령에 당선되었습니다. 전임자의 궐위로 인한 선거인 만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의결을 마친 즉시 대통령직에 취임했고, 4일 아침 현충원 참배를 시작으로 제4기 민주당 정부의 시작을 알렸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국회 로텐더홀에서 약소하게 치러진 취임 선서 행사 이후에 곧바로 국회 청소/방호 노동자를 찾아 감사 인사를 올렸습니다. 3년간 이재명 대선후보, 국회의원 - 그리고 당대표를 그 어떤 정치인보다도 지지했던 한 국민으로서, 취임 첫날 가장 울컥했던 행보였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의 여동생은 청소 노동자였습니다. 그리고 2014년의 어느 새벽, 과로로 인해 먼저 세상을 떠났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본인도 또래 친구들이 학교를 가고 있었을 때 어머니 손을 잡고 공장으로 나갔던 소년공이었고, 그 과정에서 후각을 잃고 한쪽 팔에도 영구적인 장애를 갖게 되었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이재명의 참혹한 가정사를 생각하면, 제겐 그의 친(親)노동자 행보만큼은 정말 거짓이 아닐 거라는 믿음이 있습니다.
     
    그의 전임자 尹 전 대통령은 소위 ‘엘리트’의 삶을 살았습니다.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사법고시를 9번 도전한 끝에 검사에 임용되었죠. 부모님의 든든한 뒷받침이 없는 소시민이라면 감당하기 어려운 삶이기도 했습니다. 윤석열은 정치에 입문한 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되었고, 특유의 ‘불통 정치’는 끝내 계엄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그의 정치 인생을 마무리하는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이재명과 윤석열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둘은 어디서부터 다를까요. 저는 이재명 대통령이 ‘실용주의자’기 때문이라는 데서 기인한다고 봅니다. 성남시장과 경기도지사직을 맡은 내내, 그는 일 잘하는 행정가로 이름을 날렸습니다. 보통 ‘행정’이라 하면 생각나는 끝없이 많은 서류와 책임 떠넘기기를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는 이미 할 수 있는 일들은 빨리 쳐내고, 나머지는 지금 시점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안을 뽑아내는 방식으로 업무 효율성을 높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그의 뛰어난 조직 장악력은 이재명에게 날개를 달아 주었습니다.

     


    2024헌나8, 즉 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서 헌법재판소는 아래와 같은 설명을 하였습니다.
    “피청구인(윤석열)은 취임한 때로부터 약 2년 후에 치러진 국회의원선거에서 피청구인이 국정을 주도하도록 국민을 설득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 결과가 피청구인의 의도에 부합하지 않더라도 야당을 지지한 국민의 의사를 배제하려는 시도를 하여서는 안 되었습니다. (중략)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을 초월하여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하였습니다.”
     
    흉흉했던 2024년의 끝을 보내며, 우리는 민주주의의 새로운 봄을 맞이했고, 이제는 싱그러운 여름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아직 우리 사회는 너무나도 깊은 갈등의 골에 빠져 헤어 나올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당장 이번 선거에서만 보더라도 한반도의 서쪽은 푸르게, 동쪽은 붉게 물들어 정확히 반으로 갈라진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저는 확신합니다. 제21대 이재명 대통령은 실용주의의 힘으로 사회를 통합시킬 수 있는 인물이 될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정의로운 통합 정부이자 유연한 실용 정부가 되겠다고 밝혔습니다. 분열의 정치를 끝내고, 국민 통합을 동력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국민 반쪽만을 위한 대통령은 존재할 수도 없고, 존재해서도 안 됩니다. 내란 사태로 인해 대한민국이 엄중한 위기에 빠진 지금이야말로 더할 나위 없이 국민 통합이 중요합니다.
     
    그러려면 우선 사회에 산재한 내란의 흔적을 깔끔하게 치워야 합니다. 헌법과 법률에 따라 문제가 되는 것들은 치우고, 내란을 일으킨 세력에게는 사회적 갈등에 대한 책임을 지워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참 많이 울었고, 참 많이 힘들었던 지난 윤석열 정권 3년이었습니다. 갈등과 혐오의 정치가 기승을 부리는 날들이었습니다.
     
    사회 정의가 바로 선 대한민국에서,
    모든 국민이 행복할 수 있는 ‘진짜 대한민국’에서!
     
    위대한 대한국민의 힘으로 갈등을 넘어서고 다시 세계로 도약하는 날이 하루 빨리 다가오길 기대해 봅니다.
     
    2025. 06. 04.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취임일에
    연호준